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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문

수능을 대하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

“너만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가길”
<특별기고>박용수 교사, ‘수능 수험생들에게’
교사 박용수
광주동신고 교사
나와 너희 가족 그리고 우리 모두가 너희들을 위해 기도하는 지금 이 순간, 너희들은 수능 문제를 열심히 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긴장하지 말고 평소처럼 차분하게 한 문제 한 문제 잘 풀고 환한 모습으로 수험장을 나오기 바란다.

수능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 노력의 대가치고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12년이라는 긴 학창시절의 학업 성취도를 하루 만에 그것도 성적만으로 평가한다는 데는 적지 않은 회의가 들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너희 모두는 지금까지 새벽부터 밤늦도록 잠과 싸워가며 하고 싶었던 많은 다른 것들을 미룬 채, 열정적으로 학업에 매진하여 왔기 때문에 그 결과와 상관없이 모두가 승자라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깜깜한 새벽, 눈이 하얗게 쌓인 등굣길로 떠밀어야했던 부모님도, 밤하늘의 유성우 속에서 하품을 하면서 하교해야 했던 너희들도 모두 가족이라는 울타리와 사랑이라는 소중한 가치가 있기에 이루어낼 수 있었던 작은 역사 아니겠니?

늦잠이 많은 민관이, 홀로 자취했던 현종이, 잔병치레를 많이 했던 준영이, 너희들이 헉헉거리며 계단을 오르던 발자국 소리에 많이 안쓰러웠는데, 이젠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주변도 살펴가며 오르리라 생각하니 은근히 너희들 무리 속에 끼어들고 싶은 욕망이 생기겠구나.

이제 많은 친구들은 대학교에 진학할 것이고, 또 다른 뜻을 가진 친구들은 각기 가고자한 길을 가리라 생각한다.

어떤 길을 가든 지금까지 물심양면으로 너희들을 뒷바라지 했던 부모님과 선생님의 은혜를 잊지 말기 바란다. 감사는 늘 너를 든든하게 해주는 훌륭한 후원자가 되어줄 것이다.

아직도 논술과 면접이 남아 수능이 다 끝났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이제 시간이 나면 조금씩 진짜 너희들의 앞날을 설계해 보기 바란다.

영화도 보고 독서도 하고 못 다한 운동도 해야겠지만 부모님 직장을 찾아가 아르바이트나 일일 현장체험을 해본다든지 불우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해보 일 등 보다 너만의 색다르고 멋진 계획을 세워보렴.

어떤 일을 하든지, 네가 내딛는 지금의 첫발이 앞으로 네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리란 것 또한 잊지 말기 바란다.

앞으로 가야할 세계는 무한히 열린 희망의 공간이 될 수도 있고, 가는 곳마다 방해물이 너희의 앞길을 가로막는 막막한 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평탄대로가 너희들의 길이기를 바라지만 혹여 그 어떤 것들이 가로막는다 해도 이제는 네 혼자서 당당히 헤치고 나가라는 것이다.

세상의 주인공은 바로 너희들이기에 너희들이 배운 가치와 너희들의 해맑은 이상으로 낡은 가치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당당히 만들어 나가길 기원한다.

힘이 들 때면 고3을 생각하렴,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하나의 가치를 얻기 위해 노력했던 에너지는 앞으로 살아가는데 적지 않은 자원이 되어줄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고 보냈던 네 청춘의 짧은 기간이 네 삶의 소중한 바탕이 되어줄 것이다.

그간의 노력을 치하하며 보다 더 넓은 세상에서 너희들의 꿈을 펼칠 수 있기를 고대하며 거듭 앞날에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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