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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도암의 의병과 빨치산 마을과 인간을 읽다 암울한 시대 버티게 한 민족애 마을 곳곳에 배었다 입력 2023.10.10. 18:23양기생 기자 [마을과 인간을 읽다] ⑩화순 도암면·끝 화순 도암면 도장리 마을 사람들은 암울한 시대에도 의연하고 꿋꿋하게 서로 사랑하며 역사의 장애물을 극복했다. 지금까지도 이웃과 민족을 향한 사랑이 마을 곳곳에서 느껴진다. 사진은 마을 내 정자 모습. [마을과 인간을 읽다] ⑩화순 도암면·끝 어느 마을에 가면 가슴 설레는 곳이 있다. 화순 도암, 도장마을이다. 무딘 심장은 지뢰 탐지기처럼 예민해지고 걸음이 빨라지는 곳, 마을 앞으로 맑은 시내가 흐르고, 오래된 나무가 반기는 곳, 마을을 감싼 절벽에 벽파정, 굽이굽이 물빛 푸른 도장(道莊) 마을. 길 언덕에 오래된 예쁜 교회가 있고, 첫눈이 하얗게 ..
명봉역과 문정희 시인 생가 봉황이 울어 주던 그 역에 서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입력 2023.08.08. 19:27양기생 기자 [마을과 인간을 읽다]⑦보성 명봉역 명봉역 정문 [마을과 인간을 읽다]⑦보성 명봉역 멀리서 기적이 울린다. 귀를 쫑긋 세운다. 내려올까 올라갈까. 누가 타고 있을까. 몇 칸쯤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면 기차의 울림이 내 심장 두근거림과 화음을 이뤄 절로 나를 먼 곳으로 데려간다. 기차가 지축을 흔들면 내 발은 근질근질해지고 마음은 어느새 두근거린다. 누구 또 내 심안의 역마살을 건드리는가 보다. 난 눈만 감고 이미 승차해서 차창을 바라보며 신나게 여행 중이다. 아직도 은소금 하얀 햇살 속에 서 있겠지/ 서울 가는 상행선 기차 앞에/ 차창을 두드릴 듯/ 나의 아버지/ 저녁노을 목에 감고/ 벚나무들 ..
은어의 사랑 수필의 향기 은어의 사랑 박용수 고달 강나루, 지리산을 훑고 나온 섬진강은 눈부터 시리다. 강은 유연한 몸으로 산 구석구석을 씻고, 한가한 산은 촉탁을 하고 있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걸음걸음, 내 시선은 강변 건너편에 머문다. 하얀 모래, 고운 자갈밭, 올망졸망 작은 바위 무더기, 좁은 산자락 군데군데 몇 안 되는 집들이 소담하다. 거기 마음을 준 지 오래. 끝없이 이어지는 강변, 햇살만 따갑다. 바람도 건너편을 택했나 보다. 바람이 간질거림에 수양버들은 연방 애교를 떤다. 간절함도 이렇듯 사무칠까? 누굴 만나자 함도, 어디로 가자 내친걸음도 아닌데 한낮의 햇살이 쉽잖은 상대다. 자꾸 건너편으로 눈이 간다. 그렇게 걷기를 얼마, 강변을 가로질러 줄이 쳐졌다. 나루터다. 필경 앞마을로 이어지는 줄이리..
나주 금안동에서 명촌을 읽다. 마을에서 인간과 삶을 읽다 좋은 환경에서 훌륭한 인물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입력 2022.06.08. 18:35박지경 기자 [마을에서 인간과 삶을 읽다] 호남 3대 명촌, 나주 금안동 고려말 왜구 물리치던 정지 장군 세종대왕 한글 창제 도운 신숙주 원 황제에 황금안장 받은 정가신 어려울 때도 나쁜사람 하나 없고 굶으면 서로 식량 가져다준 마을 생태 숲 꽃처럼 사람마다 웃음꽃 [마을에서 인간과 삶을 읽다] 호남 3대 명촌, 나주 금안동 금안동, 왜 호남 3대 명촌일까. 의문을 품고 마을을 돌다. 나주(羅州)를 대표하는 금성산, 금성과 나주는 동명 이음이다. 그 산자락 아래, 숲이 우거진 마을, 새들이 안식처라는 금안동이 자리하고 있다. 나주에는 나주, 영산포, 남평, 봉황, 금천 등 곳곳이 좋은 길지..
만귀정에서 고향을 읽다. 마을에서 인간과 삶을 읽다 귀향의 갈증은 어머니 품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입력 2022.05.25. 19:01이석희 기자 [마을에서 인간과 삶을 읽다] 광주시 서구 만귀정(晩歸亭)벚꽃과 만귀정 [마을에서 인간과 삶을 읽다] 광주시 서구 만귀정(晩歸亭) 고향은 어머니의 품과 같다. 그래서 누구나 때가 되면 돌아가야겠다는 곳이 있다면 그곳은 고향이다. 열심히 살다가 문득 삶의 무게가 느껴질 때 잠시 위안받을 안식처를 찾으면 그래도 그리운 사람들, 그리운 산천을 먼저 떠올린다. 누구나 젊어서는 청운의 꿈을 꾸지만, 마지막 꾸는 꿈은 귀향이다. 고향은 그래서 보통명사라기보다 고유명사다. ◆백마산과 난세 영웅 의병장 영산강과 황룡강과 만나는 합수머리, 백마산 앞 넓은 들판이 펼쳐진 곳에 세하(細荷)마을이 자리하고..
능주에서 혁명, 의를 읽다. 마을에서 인간과 삶을 읽다 고샅마다 알려지지 않은 진솔한 민중 이야기 맛동네 입력 2022.05.18. 16:13박지경 기자 [마을에서 인간과 삶을 읽다] 화순군 능주주자묘 [마을에서 인간과 삶을 읽다] 화순군 능주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나오면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면, 그것은 보여줄 아무것 없는 마을의 문제 같지만, 마을을 고작 한 바퀴 돌고 마을 전부를 보았다고 생각한다면 더 곤란한 문제가 된다. 한 사람의 삶도 이해하기 힘든 데, 어찌 그 마을 사람들의 삶, 그것도 수세대를 흘러온 마을 전체의 삶을 이해한다는 것인가. 그것은 오만이고, 불가능한 일이다. 능주(綾州)가 그런 곳이다. 멀리서 보면 분지여서 훤히 한눈에 드러나 보이는 것 같은데, 들어가면 갈수록 그 속을 알 수 없는 미궁에 빠져버리는 ..
해남 우수영에서 치열한 싸움을 읽다. 마을에서 인간과 삶을 읽다 이순신 장군이 서 있는 고샅, 바로 그 옆을 법정이 걷는다 입력 2022.07.06. 19:04이석희 기자 [마을에서 인간과 삶을 읽다] 해남 우수영, 끝나지 않는 이야기 강강술래 [마을에서 인간과 삶을 읽다] 해남 우수영, 끝나지 않는 이야기 ◆장군은 싸움보다 유비에 방점을 둔다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우수영을 찾아간다. 울돌목을 찾고, 심지어 팽목항, 남도석성을 찾곤 할 때도 우수영을 그냥 지나쳤다. 우수영은 숨어 있다. 과거엔 적의 눈에 띄지 않게 숨었고, 지금은 눈을 크게 뜨고 보아도 숨죽이고 있어서 보이지 않는다. 미안한 마음으로 마을로 들어선다. 여느 시골과 달리 오가는 이가 많다. 우수영에서 제주도 가는 여객선을 타러 온 이들이다. 옛날 우수영 지금도 우수영에는 적지 ..
망월 장산 마항 담양역에서 고독을 읽다. 마을에서 인간과 삶을 읽다 나는 시방 '텅 빈 정자' 몇 개를 연거푸 지나고 있다 입력 2022.07.27. 18:47이석희 기자 [마을에서 인간과 삶을 읽다] 망월·담양역서 고독을 만나다 [마을에서 인간과 삶을 읽다] 망월·담양역서 고독을 만나다 ◆등에 업은 고독과 함께 걸음을 재촉 나주 화순 장성 담양은 광주로 드나드는 대표적 관문이다. 담양은 가장 인접한 관광지이다. 지명에서부터 복숭아꽃이 만발한 곳 도동고개, 노고지리 봉우리를 넘는다. 여름 햇볕은 덥다 못해 따갑다. 한 발 두 발 내딛는 길, 고독이 등딱지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 나이를 먹으면 익숙해져야 하는 것, 등에 업은 녀석과 함께 걸음을 재촉한다. 길을 걷다 보면 가장 반가운 곳이 쉼터 정자(亭子)다. 정자는 도보 여행자들에게 잠시 쉬..